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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서

[이런 영화, 저런 리뷰] ‘한 잔 더!’ 외치면서 보는 ‘어나더 라운드(2020)’

by GimReport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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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토마스 빈터베르

출연 : 매즈 미켈슨, 토마스 보 라센, 라스 란데 마그누스 밀랑 외

볼 수 있는 방법 : 넷플릭스

 

목차

1. 혈중 알콜 농도 0.05%, 삶에 활력이 생긴다.

2. 규칙 둘, 8시 이후엔 술에 손대지 말 것

3. ‘어나더 라운드(Another round)에 관한 어나더 스토리(Another Story)

 

 2022년 연말, 이런저런 술자리도 많은 시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술이란 참 오묘합니다. 때로는 갈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때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혐오와 저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언제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또 언제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아예 술을 멀리한다면 모를까, 조금이라도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마 술 마시기 전에는 이런 다짐 한 번쯤 했을 겁니다.

 

오늘은 적당히 마시자.’

 

 그런데 적당한 음주는 어느 정도면 될까요? 이에 대해 노르웨이의 심리학자이자 의사인 핀 스코르데루는 혈중 알콜 농도가 0.05%이 되면 더 적극적인 성격이 발현된다는 흥미로운 가설로 답합니다. (참고로 혈중 알콜 농도 0.05%는 소주 1병 정도 마시고 90분 뒤에 측정한 수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덧붙이면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서 음주운전 판단 기준은 혈중 알콜 농도 0.03%부터입니다)

 

오늘 포스팅할 어나더 라운드(2020)’는 위 가설을 실제 삶에서 실험하는 40대 중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원제 'Drunk"인 이 영화는 2020년에 제작,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1월에 개봉했다

1. 혈중 알콜 농도 0.05% 삶에 활력이 생긴다.

 

마르틴(매즈 미켈슨), 톰뮈(토마스 보 라센), 페테르(라스 란데), 니콜라이(마그누스 밀랑)40대 남성으로 코펜하겐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직장 동료이자 친구들입니다. 마르틴은 역사를 가르치는데 수업에 대한 열정을 잃은 지 오래고 학생들도 그런 마르틴의 수업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실에 무력하고 무료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마르틴이 담당하는 역사 과목은 학생들이 대입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서, 급기야 학생들과 학부모는 학교에 마르틴 수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합니다. 그런 학생들과 학부모를 마주한 마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롭습니다. 그런데 마르틴의 삶이 직장에서만 우울한 것은 아닙니다. 부부관계, 자녀들과의 관계 모두 전과 같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에 대한 항의를 받은 후 주말. 친구 니콜라이의 40번째 생일을 맞아 넷이 레스토랑에서 만나 술을 마십니다. 첫 잔을 돌리는 가운데 니콜라이는 노르웨이 심리학자이자 의사인 핀 스코르데루드의 가설을 인용 혈중 알콜 농도 0.05%를 유지하면 인간은 더 느긋해지고 침착해지고 개방적이고 결국 대담해진다.”라고 합니다. 즉 술을 약간 마시면 삶에 활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어 니콜라이는 학교에서 마틴이 처한 상황을 알고 있다며, 마르틴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그 대담함과 즐거움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마틴은  다음 날 일이 있다며 마시지 않으려 한 술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하고 결국 친구들과 함께 얼큰하게 취해 철없던 20대 청년들처럼 놀다가 헤어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한 마르틴은 수업을 앞두고 왠지 모르게 비장합니다. 마르틴이 교실로 바로 가지 않고 비장하게 화장실에 들어가 가방 속에서 조심스럽게 꺼낸 것은 '보드카', 마르틴은 니콜라이가 술자리에서 말한 혈중 알콜 농도 0.05%에 대해 시도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마르틴은 보드카를 조금 마시고  수업에 들어갑니다. 여전히 마르틴을 신경 쓰지 않는 학생들, 그러나 수업을 시작하는 마르틴의 모습은 전과 달리 자신 있어 보입니다.

 

2. 규칙 둘, 8시 이후와 주말엔 술에 손대지 말 것

 

니콜라이는 퇴근길에 마르틴으로부터 알콜 농도 실험 시도했다는 것과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친구들인 톰뮈와 피터도 불러 모읍니다. 그리고 다 같이 의기투합해 이 실험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이 실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심리학 에세이를 쓸 것이라는 좋은 구실도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들은 다음의 두 가지 규칙을 정합니다.

 

하나. 혈중 알콩 농도 0.05%를 유지할 것(일하는 동안)

. 저녁 8시 이후나 주말에는 술에 손대지 말 것.

 

넷은 모두 진심으로 실험에 참여합니다. 업무 시작 전 술을 마시고 혈중 알콜 농도를 측정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두 이전보다 수업이 잘 됩니다. 스스로 수업에 더 적극적이고 학생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실험 초반 다들 만족스럽습니다.

 

친구들의 실험은 체육 선생인 톰뮈가 운동 기구 창고에 숨겨 놓았던 술들이 발각되는 바람에 잠시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친구들 특히 마르틴은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함께 실험의 강도를 높입니다. 이젠 개인에게 맞는 혈중 알콜 농도를 찾자는 겁니다. 이렇게 영화 속 인물들의 알콜 농도는 0.05%를 넘어 계속 올라갑니다. 니콜라이, 톰뮈 등도 알콜 농도를 높이고 일에서 활력과 만족을 얻습니다. 심지어 페테르는 초조함 때문에 졸업 시험에서 낙제를 할까 두려워하는 학생에게 시험 전에 술 한 두 잔 마셔볼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마르틴은 가족들과 카약 여행을 떠나고 아내와 아들들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이쯤되면 이들의 실험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이들에게 술은 백해무익이 아니라 유익인 셈입니다.

 

 실험의 긍정적 성과에 만족한 니콜라이는 친구들에게 실험의 정도를 더 끌어올릴 것을 권합니다. 바로 필름 끊기기 전까지 가보자는 겁니다. 마르틴은 이쯤에서 그만하자고 하지만 톰뮈는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나섭니다. 때마침 니콜라이 아내와 아이들이 집을 비우고 친구들은 실험에 강도를 높여 나갑니다.

 

과연 이들은 만족스런 결과를 얻고 실험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요?

친구들은 계속해서 실험의 강도를 높여 나간다.

 

 

3. ‘어나더 라운드(Another round)에 관한 어나더 스토리(Another Story)

 

이 영화는 감독인 토마스 빈터베르(셀레브레이션, 더 헌트 등을 연출)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에서 쓰기 시작한 희곡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감독의 딸 이다가 들려준 코펜하겐 고등학생들의 술 문화와 영화에도 등장하는 핀 스코르데루의 가설 등이 더 해져 매우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탄생했습니다. (영화에 많은 아이디어를 준 감독의 딸 이다는 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촬영되기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어다너 라운드는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93회 아카데미에서 장편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운영하는 제작사 애피언 웨이(Appian way)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소식에 주인공 마르틴을 연기한 매즈 미켈슨은 덴마크와 미국의 음주 문화는 다르지만 영화가 담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을 부정하지 않고 포용하되 더 좋은 인생을 위해 찾아 나서야 한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드러낸다면 좋은 리메이크가 될 것이라고 한 인터뷰해서 언급했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술 마시기를 멈춰야 영화 속 가설이 증명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술 한 잔 적당히곁들이면서 보기 좋은 영화 어나더 라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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