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제목만 보고는 어떤 영화인지 잘 와닿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202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각본상(마틴 맥도나)과 남우주연상(콜린파렐)을 수상한 것을 비롯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 받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니셰린의 밴시'의 뜻과 주관적 후기를 써 보려 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 후 도움되시길 바랍니다.
이니셰린의 밴시 간략한 정보
감독 / 각본 : 마틴 맥도나
출연 :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러닝타임 : 114분
OTT : 디즈니 플러스+
' 이니셰린의 밴시' 는 이렇습니다.
때는 1923년 내전 중인 아일랜드의 외딴 섬, ‘이니셰린’(영화 속에만 등장하는 가상의 섬)은 내전의 포화에서 벗어난 곳입니다. 이따금 본토에서 들려오는 포성 소리만이 내전을 상기할 뿐. 이곳에서 나고 자란 ‘파우릭(콜린 파렐)’은 농부로 소 몇 마리 당나귀 말 등을 키우며, 우유를 내다 팔아 여동생과 살아갑니다. 파우릭에게는 매일 오후 동네 친구 콜름(브렌단 글리슨)과 마을의 유일한 펍에 가서 맥주 마시며 수다 떠는게 중요한 일과입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콜름을 데리러 콜름에 집에 갔지만 이날따라 콜름은 홀로 앉아 담배를 필 뿐, 파우릭의 부름에도 답이 없습니다. 파우릭은 어쩔 수 없이 먼저 펍에 가지만 이 상황이 어색하기만 하고 마을 사람들도 평소와 다르게 혼자 온 파우릭에게 콜름과 싸웠냐고 묻습니다. 파우릭은 맥주 시켜 놓고 다시 콜름을 데리러 가지만 그 사이 길이 엇갈린 둘은 시간 차를 두고 펍에서 마주칩니다.
파우릭은 콜름에게 말을 걸지만, 콜름은 그런 파우릭을 피하며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합니다.
“이제 네가 지겨워졌어 이젠 내게 말 걸지마 “
파우릭은 콜름의 갑작스런 절교 선언에 당황하고 당혹스럽습니다.
이 영화는 콜름의 파우릭에게 절교를 고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콜름의 절교 선언은 현재에 만족하며 ‘다정한’ 농부로 잘 지내온 파우릭에게 예기치 못한 일입니다. 그 일로 파우릭은 적잖이 상심하고 당황합니다. 당연히 이유를 알고 싶은 파우릭은 말을 걸지 말라는 ‘콜름’의 말을 어기고 콜름에게 묻습니다.
왜 그러냐고
절친의 갑작스런 절교 선언에 파우릭은 당혹스럽고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여동생과도 상의해 보지만 답답함만 더할 뿐입니다.
그럼 콜름은 왜 그랬을까요? 음악을 사랑하는 콜름은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남은 시간을 작곡에만 쓰고 싶어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파우릭과의 대화는 재미없고 낭비여서 이제 그만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파우릭은 그런 콜름의 태도에 화가 나고 당황스럽고 억울하기도 합니다. 콜름이 내세운 이유들을 부정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동의도 얻고 싶습니다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는 파우릭은 말을 걸지말라는 콜름의 경고를 어기고 대화를 시도 합니다. 이런 파우릭에게 콜름은 급기야 한 번 더 말을 걸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파우릭 집에 던지겠다고 위협합니다. 이들의 사소해 보이는 갈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깊어집니다.
이니셰린의 밴시 뜻
영화 제목인 '이니셰린의 밴시'는 콜름이 작곡하는 바이올린 연주곡의 제목입니다. 불멸의 예술을 남기고 싶어하는 콜름의 역작입니다. '이니셰린'은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가상의 아일랜드 섬 이름이고 '밴시'는 아일랜드 설화 속에 등장하는 죽음의 정령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곡을 완성한 콜름은 또 자신을 찾아와 말을 건네는 파우릭에게
"너의 장례식에서 이 노래가 연주되는 것을 상상해"
라고 합니다. 이는 파우릭의 죽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한한 인간의 삶이 끝난 뒤에도 자신의 '작품'이 남길 바라는 콜름의 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우릭과 콜름의 전쟁!!!, 이 영화 볼 만합니다.
아일랜드 본토는 영국과의 독립 조약 찬성파와 반대파가 서로에게 총을 겨누며 내전 중입니다. 이들은 한 때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함께 했던 동지였으나 독립 조약을 두고 의견이 갈려 서로에게 총을 겨눈 것입니다.
이니셰린에서는 한때 절친이었던 파우릭과 콜름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콜름은 바이올린 연주를 즐기고 음악을 사랑합니다. 콜름은 인생의 황혼, 유한한 삶에서 유의미한 예술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오로지 창작을 위한 시간을 위해 콜름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파우릭과 절교하고자 합니다. 파우릭은 이런 콜름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콜름의 평가(시선)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당연히 따져 묻습니다.
파우릭은 이유를 알고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콜름이 내세운 절교 이유는 파우릭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파우릭은 예술의 가치에는 관심 없고 오늘에만 충실할 뿐입니다. 예술의 영원함보다 오늘의 다정함이 더 좋습니다. 그런 그에게 콜름이 내세우는 ‘모짜르트’ 이야기는 쇠귀에 경 읽기일 뿐입니다.
콜름 역시, 쉽게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단순 변심이 아니라 오랜 생각 끝에 결심한 것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며 살 수 없습니다. 남은 시간을 '유한한 삶이 지나도 남을 만한 무한한 예술을 창작하는데 쓰자' 라는 마음으로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콜름은 파우릭의 ‘다정함’에 기대했을 것입니다. 처음엔 당황에도 ‘다정한’ 파우릭은 이해해줄 거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콜름의 기대와 달리 파우릭은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콜름의 태도가 완강함을 알고 잠시 거리 두지만 틈만 나면 파우릭은 자신의 일상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누렸던 평범한 오늘, ‘콜름’과 맥주 한 잔 하면서 ‘수다’를 떠는 삶 말입니다. 그리고 파우릭 역시, 콜름이 다시 자신과 이야기 나눌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렇듯 서로는 상대를 ‘믿고’ 평행선을 달립니다. 한때 친구였던 서로를 안다고 생각하고 그로인해 서로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안다고 생각한 그들의 ‘오해’는 둘 사이 ‘작은’ 갈등을 더 고조시키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길로 향해갑니다. 외딴섬에서 벌어지는 이 둘의 갈등은 배경과 무관하게 흥미롭습니다.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각본상 남우 주연상 등을 수상한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잘 짜여진 각본과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이 영화를 꼭 봐야하는 이유가 됩니다.
아일랜드 내전(1922-23)과 이니셰린의 밴시
영국의 오랜 지배를 받은 아일랜드의 역사는 일제 강점의 수난을 겪은 우리의 역사와 닮았습니다. 아일랜드 역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고 오랜 기간 저항을 했고 그 결과 영국-아일랜드 조약을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이 조약 아일랜드 독립운동가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일본이 조선을 일본의 ‘자치령’으로 인정하면서 일본 천황의 상징적인 통치를 받으며 외교권과 군사권의 일부를 일본이 갖고, 한반도 북과 남을 다르게 보고, 주요 항구 등은 여전히 일본 해군의 통치하에 둔다식의 조약을 맺은 것입니다.
이 조약을 두고 찬성파는 이 시점에서 이 조약을 발판으로 앞으로 더 권한을 얻어내면 된다고 받아들이자는 입장이었고 반대파는 진정한 독립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조약을 놓고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영국에 맞서 오랜 기간 함께 투쟁했던 동지들이 찬반에 따라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내전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절교 선언을 하고 갈등일 빚는 콜름과 파우릭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는 아일랜드 출신 감독 마틴 맥도나의 희곡이 원작으로, 감독은 언젠가 꼭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이상 절교 선언으로 인한 두 남자의 갈등을 뛰어난 각본, 연기, 연출로 흥미롭게 그려낸 ‘이니셰린의 밴시’의 뜻, 주관적 후기였습니다.
'영화보고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이스토리 주요 캐릭터 이름, OST 및 간단 리뷰(feat. 디즈니플러스 영화) (0) | 2024.05.25 |
---|---|
'노량 죽음의 바다' 역사 속 노량해전 정리!!! (0) | 2023.12.27 |
2023 아카데미 수상 결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7관왕 (0) | 2023.03.14 |
영화 ‘놉’ 예고편 줄거리(스포 없음) (0) | 2023.03.05 |
[이거 볼까?] 연상호 감독의 SF 신작, 정이(JUNG_E) (0) | 2023.01.28 |
댓글